주차장에 세워뒀던 골칫덩이 캠핑카…"이젠 월세 벌어 줍니다" [방준식의 N잡 시대]

입력 2023-09-17 07:0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저는 인테리어 사업가입니다. 취미는 캠핑이죠. 레이 차량을 개조해 차박을 다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캠핑카를 구매했습니다. 1억이나 주고 큰맘 먹고 샀지만, 생각보다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길더라고요. 할부 비용이라도 건지지 싶어 공유 플랫폼에 등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캠핑 수요가 늘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군요. 8월에는 최고 400만원 넘게 벌기도 했습니다. 골칫거리였던 캠핑카가 이제는 월세만큼 벌어주고 있습니다. (웃음)


캠핑 마니아들의 최종 목적지는 캠핑카다. 텐트를 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주차장만 있으면 캠프 피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소 5000만원에서 억대가 넘는 고가인데다 주차 보험료 등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매년 감가 상각률도 높은 점도 차량 보유를 망설이게 만든다. 이러한 캠핑족들의 고민을 플랫폼을 통해 해결한 이가 있다. 캠핑카 공유 플랫폼 '바카르'에서 활동 중인 이상훈(49)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캠핑카 공유 플랫폼 '바카르'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이상훈(49) 입니다. 저는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제가 구매한 캠핑카를 직접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자로 차량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어 차량 관리도 직접 할 수 있죠. 타인에게 빌려주고 있기 때문에 차량 컨디션이나 청소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캠핑카 구매 결정은 처음에 어떻게 하셨나요.
"평소 취미가 캠핑이었습니다. 캠핑카를 사기 전부터 경차 레이를 사서 평탄화와 전기 작업을 해 차박을 즐겼었죠. 처음에는 캠핑카 구매까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용하는 시간보다 세워두는 시간이 많으면 어쩌나 싶었죠. 제가 안 쓰는 시간에 공유 렌털이 가능하다면 수익이 많지 않더라도 금융 비용이 상계돼 손해는 보지 않겠다 싶었죠."

Q. 금액 부담이 크지 않았나요.
"작년 시즌 말 할인행사로 9000만원에 구매했습니다. 전액 카드 대출로 했죠. 사업자들은 부가세 환급이 가능합니다. 정부에서 경기도랑 충청도 지역만 한시적으로 캠핑카 임대 사업자를 가능하게 해줘 제도를 이용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소유자 입장에서 캠핑카를 사용하는 시간은 1년에 1~2달도 안 됩니다. 나머지 기간이 문제죠. 아파트 단지에 주차할 수 없는 곳도 있어 별도 월주차 금액도 듭니다. 하지만 렌털로 돌리면 수익이 나오니 부담을 줄일 수 있죠. 실제로 이용자 중에서 50대 후반 분들이 캠핑카 공유와 관련해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직접 소유를 원하지만, 데일리카로 쓸 수 없어 고민이 큰 분들이 많죠. 이미 은퇴하신 분들이 시간상으로 여유가 되지만 보유에 대한 부담이 있는 분들이 많죠. 일반 렌터카 업체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빌려주면 시장에서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 호스트 일과는 어떤가요.
"예약 접수가 오면 차량 공유 일정에 맞춰 승인 결정을 합니다. 보통 주말 이용자들이 많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플랫폼 사무실에서 인도 서류 쓰고, 차량을 직접 소개해준다. 개인 차량을 대면으로 빌려주기 때문에 일반 렌터카처럼 험하게 쓰지 않아 회수할 때 차량 상태가 좋습니다. 캠핑카를 낯선 분들이 대부분이라 충분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캠핑 의자 4세트 △테이블 △코펠 △버너 등 기본적인 것들은 비치가 되어 있습니다."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주말에 개인 스케줄이 있으면 맞추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성수기 때는 대여 스케줄이 빠듯해 퇴근 후 밤에 청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는 비용을 들여 청소 인원을 쓰기도 했죠. 생각보다 힘든 점은 많이 없었습니다. 반납 시간은 정오이지만 딱 맞추기가 힘들죠. 1시간당 2만원 추가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보통 오후 3~4시 늦을 때는 저녁까지 기다려야 하는 문제도 있죠."

Q. 어떤 캠핑카 브랜드를 추천하시나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캠핑카를 사야 합니다. 가족이 많으면 대형 차량이 좋죠. 제가 산 모델은 배드가 3개가 나와 6명 정도 잘 수 있을 만큼 넉넉하죠. 오토 캠핑장의 경우 따로 텐트를 칠 필요가 없어 캠핑하기에 편하죠. 오지 캠핑의 경우도 물만 해결되면 걱정이 없습니다. 화장실 문제도 실제 사용이나 관리도 편합니다. 오염물 분해 효소를 넣으면 냄새도 안납니다. 데일리로 쓸 경우에는 스타리아 개조 차량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분들은 전기 픽업트럭을 사서 루프톱 텐트를 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 캠핑카는 좀 더 다양한 모델을 살 계획입니다."

Q. 월 매출은 어느 정도 발생하시나요.
"6월의 경우 240만원이 나왔습니다. 성수기에는 대여 금액도 올라갑니다. 7월은 장마가 길어 매출이 좋지 않았습니다. 8월은 400만원 넘게 최고 금액이 나왔습니다. 장박 이용자가 많으면 수익이 커집니다. 캠핑카는 겨울철 난방이 가능합니다. 스키나 스노보드 족들 대상으로 대여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습니다."



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예상치 못한 비용은 자동차 보험입니다. 캠핑카 사업자용 자차 보험으로 1년에 400만원 정도 나갔습니다. 매년 나가야 하는 비용인데 생각지도 못했죠. 주차나 기타 관리는 직접하고 있어 별도 비용이 안 들어갑니다. 대단한 수익을 바란 것이 아니라 제가 캠핑을 가지 않을 때도 수익이 나는 부분이 장점입니다."

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가족 고객 이용객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에어컨 문제가 발생해 중도 반납했었죠. 당시 전화로 문제 해결을 시도했었는데 여행지기도 하고 즉각적으로 AS가 되지 않았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간단한 배수 문제로 금방 해결이 가능했었죠. 휴가를 제대로 못 즐겨 화가 날 수 있었는데도 좋게 마무리를 해주셨습니다. 가을에 다시 빌리실 경우 하루 비용을 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차량 키를 캠핑카 안에 두고 문을 잠근 경우도 있었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의 해결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Q. 퇴직자들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시나요.
"은퇴자분들이 캠핑카 보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 호스트분은 연식이 오래된 차량을 저가로 렌트하고 있습니다. 캠핑카는 2년 정도 되면 감가가 40% 가까이 됩니다. 정년 퇴직 후 시간이 여유 있으신 분들은 중고로 구매해 저렴하게 렌트를 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Q. 한국도 서서히 캠핑카들이 늘고 있습니다.
"캠핑카는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깁니다. 감가에 대한 부담도 크죠. 렌트 문화가 활성화된다면 자가 보유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는 캠핑카 수출도 활발합니다. 한국도 가능해진다면 중고 거래를 통해 자금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보다 캠핑카 보유를 하면서 금융 비용이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괜찮습니다. 저처럼 캠핑카 마니아들에게는 큰 장점이죠. (웃음)"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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